정시를 일찍 결심하신 1,2학년 후배님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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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입정책에서 내신을 따기 힘든 학교는 고충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학교의 재학생들은 대부분 정시를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일반고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줄곧 정시를 염두하고 공부를 해온 학생입니다.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이맘때즈음 정시와 관련해서 여러 글이 올라오는것을 보고, 1년전 저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합니다.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가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 몇마디 적고갑니다.
고3생활중 제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주위사람들의 시선이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모의고사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선배님들도 수능날이 되면 아쉬운 성적으로 원하지 않던 대학에 입학했기 때문에, 선생님과 부모님, 친구들의 만류와 걱정이 저를 힘빠지게 했던 것 같아요. 많은 인원을 정시로 보내는 학교가 아닌 이상 절대 이런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충고일수도 있고, 생각없는 오지랖일수도 있습니다. 저는 후배님들이 그 사람들의 입장과 그 발언을 인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언들에 휘둘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주위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신 것이고, 여러분들도 타인의 입장은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고, 후배님들께서 진정으로 본인은 정시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하신다면, 자신이 믿는것을 바라보고 그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셔야 합니다.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나에게 힘이되는 말을 해줄것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두번째로, 노력과 성적의 관계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겨울방학을 마치고 새학기가 시작되면, 첫 모의고사를 치루게 됩니다. 저는 누구보다 열심히 방학을 보냈으니 누구보다 좋은 성적을 얻을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를 보고 조금 실망했습니다. 괜찮습니다. 며칠쯤은 자괴감에 휩싸여 꾸준히 해오던 공부조차 손에 잡히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래도 반드시 다시 일어나셔야해요. 망했던 과목의 문제지를 펴고 왜 시험을 못봤는지/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반드시 피드백하세요. 실제로 그렇게 피드백한 과목이 수능날 저를 살렸습니다. 저는 국어와 물리가 효자과목이어서 피드백할 타이밍이 많이 없었던것 같아요.. 결과는....ㅎㅎ
노력과 성적은 반드시 모든 시험에서 정확히 비례할 줄 알았습니다.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수험생활을 하며 조금이나마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노력을 많이한 사람은 좋은 성적을 얻을 &'확률&'이 높아지는 겁니다. 입시를 준비하며 좌절을 하는 시기가 누구나 한번쯤 옵니다. 저는 노력과 성적이 비례하지 않을 &'수도&'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수능만 잘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했던 것 같아요. 대신 과거의 좋지않은 결과를 보며 미래에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혹여 결과가 노력에 항상 못미치는 느낌이 든다면 방법론적으로 문제와 해결방법을 생각해보세요. 위에 적어놓은 모의고사피드백은 공부법 측면에서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던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1,2학년이 되시는 분들은 정/수시와 상관없이 내신기간에는 내신을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조급하고 욕심이 있는 성격이라 내신기간에도 수능준비를 했었습니다. 물론 열심히 했습니다. 수학같은 경우는 10개년도 고3 모의고사를 교육청까지 다 뽑아 풀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것들이 정말 내신을 포기할정도로 가치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혀 조급해할 필요 없습니다. 당장 2018수능도 300일이 넘게 남았습니다. 물론 선택과 집중 필요합니다. 정말 필요하신 분들은 그거 3학년때 하세요. 난 정말 실력이 부족해서 하루라도 공부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 이해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제가 3학년이 되고나서 느낀것중 하나가, 수능공부는 3학년때 하는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는 것입니다. 1,2학년때 모의고사공부 놓으라는 이야기 아닙니다. 내신기간 끝나면 모의고사에 힘을 주고 공부해야겠지요. 그것이 고3 수능대비의 바탕이 되니까요. 내신기간을 떠나 1,2학년때의 모의고사 공부가 고3 수능공부에 보탬이 된다는 말은 부정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저같으면 내신기간은 내신공부 하겠습니다. 고3때 인강선생님 과목당 한분만 정해서 커리큘럼 쭉쭉 따라가면 수능대비는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 2학년때 했던 고3 수학 교육청 10개년 모의고사보다 3학년때 3일동안 풀었던 현우진 드릴이 도움이 더 되었습니다. 그냥 내신준비 해놓으세요. 언젠가 필요한 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낭비 아닙니다. 조급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많은데, 글솜씨가 부족해서 하고싶은 말을 정확히 전달했을지가 의문입니다. 이 글을 읽은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네요. 오르비 회원님들과 공유하기엔 민망한 성적인지라 믿고 거르시진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내용에 동의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저만의 생각이지 진리는 아니니까요. 대신 공부는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가 적어지고, 인생에서 조금 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것도 모르던 1년전 오르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젠 제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조금씩 적어나갔는데, 이렇게 길어질줄은 몰랐네요 ㅋㅋ 궁금한것 있으면 언제든지 쪽지주세요. 성심성의껏 대답할께요. 1,2학년 후배님들과 이제 고3이 되는 예비수험생들, 더불어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다시 도전하시는 분들까지, 모두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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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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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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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1은 문돌이의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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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탐백분위 99 99 굉장히 희귀할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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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공부할거 추천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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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점 받고도 사탐한테 밀리는거 아님? 물론 수능땐 불지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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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ㅇㅈ 1
아 내일 학교 안 가노ㅋㅋㅋ
지금내신시험기간인데 공부자극되네요! 감사합니다~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
정말 공감된다..
근거없이 난 수능 잘볼거야!! 이건 좀 아니지만 모든사람들이 수능때 성적 떨어진다고 해서 지레 겁먹는거보단 자기 실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닥요... 저는 정시를 보기로 결심하고 자퇴후 검정고시를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멍청한 선생님께서 저를 그렇게 붙잡아두시는 바람에 의미없는 1년만 보내고 내신을 버린채 수능을 잘보고 정시로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였습니다. 케바케인거같아요. 정시에 올인하겠어! 이목표는 어찌보면 리스크가 커진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확신에도 불구하고 내신챙기느라 스펙쌓느라 어영부영하며 시간보내면 그것도 참 불쌍한 일인거같습니다. 더 많은 전형에 응시한다고 더 큰 합격확률 이런것도 아닌거같습니더. 자기가 자신있는 방법찾아 대입 준비하는게 가장 후회남지 않는 일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