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 과연 정의의 실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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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라덴 사살 사건에 대해 글을 써봄
참고로 이슬람교아니고ㅋ 평화주의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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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악의 테러리스트로 미 시민 3천여 명을 무고한 테러로 죽음에 이르게 한 오사마 빈라덴이
10년간의 도피생활 끝에 미군에 의해 사살되었다.
오바마 미대통령은 빈라덴 사살 후 “정의가 실현되었다.”고 세계를 향해 선언하였다.
과연 테러리스트의 사살이 진정한 정의의 실현인가 의문이 든다.
물론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며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알카에다의 테러리스트는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한다.
하지만 체포당시 비무장상태였던 그를 법적절차조차 무시한 채 재판과정 없이 무자비하게 총살을 자행한 것은 정의의 실현이라 할 수 없다.
무자비한 테러라는 폭력적 행위에 대해 비무장상태의 시민을 총살이라는 폭력적 행위로 대응한 것은
이유가 어떻든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비이성적인 행위이다.
이 같은 도덕적 판단을 정언적 도덕추론이라고 한다. 정언적 도덕추론이란 결과와 상관없이 행동
그 자체의 본질적인 성격을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결과론적 도덕추론이란 올바른 일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결과에 달려있는 것을 말한다.
만약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옳다고 여긴다면 이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에게 해가 되는 테러리스트 한사람을 처벌해야 되는 것은 옳지만 법적 절차와 상관없이 살해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이 같은 물음에 두 도덕추론의 개념이 충돌하면서 도덕적 딜레마가 발생한다.
철학자 칸트에 따르면 도덕은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고 존중하는 것’이다.
또한 칸트는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는 동기를 ‘의무’에서 찾고 있다.
칸트가 말한 ‘의무 동기’란 올바른 이유로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지 결과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칸트의 입장은 정언적 도덕추론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A는 중간고사를 보러갈 상황이라고 가정할 때 학교를 가는 경로에서 같은 과 학생B가
무고하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학생A는 괴롭힘을 제지해야겠다고 판단하고 그 사건에 개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괴롭힘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결국 몸싸움을 했기에 경찰서로 연행되어 갔고 중간고사 또한 볼 수 없게 되었다.
여기서 학생A는 같은 과 친구를 위해 몸싸움을 하였기에 정의를 실현했다고 할 수 있는가?
정언적 도덕추론에 따르면 결과가 어떻게 해결되었든 사건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폭력으로 대응했기에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테러리스트를 총살이 아닌 법적 절차를 거쳐 사형을 집행했다면 그것은 정의의 실현일까?
인간은 누구나 존엄할 가치가 있는 생명체이다. 인간 개인의 생명권을 국가가 일방적으로 박탈할 수는 없다.
또한 자신의 소속이 아닌 국가에서 소속 국가와 이해관계 고려없이 일방적인 생명권 박탈을 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빈라덴 사살의 문제는 테러리스트와 미국만의 사건이 아니다. 파키스탄과 미국 그리고 범세계적인 시각에서 이 사건을 관망해야할 필요가 있다.
민주국가라는 한나라가 다른 나라의 시민을 국가 간의 이해관계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사살을 지시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었다.
파키스탄과 국가 간의 대화와 교류없이 이행되어진 것은 엄연히 국제법 위반이다.
즉석에서 보복사살을 하는 것이 어찌 정의의 구현이라고는 할 수 있겠는가.
정언적 도덕추론으로 볼 때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위이다.
민주국가이며 세계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보복 살인을 정의의 실현이라고 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인권의 자유를 실현한다는 나라에서 폭력을 폭력으로 대응한 것은 결코 민주국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또 하나의 테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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