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청의미 [447559] · MS 2013 · 쪽지

2017-06-26 23:07:38
조회수 5,278

무더위를 맞이해서 쓰는 형의 장사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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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머니는 스티커 30개를 붙일 수 있는 판을 가져다 냉장고에 붙이셨다

     

책 한권 당 스티커 한 개, 청소는 몇개.. 그래서 30개를 다 붙이면 만원을 용돈으로 주곤 하셨다.

     

     

학교를 마치면집으로 돌아가 책을 읽었다.


누나와 나는 옹고집전숙향전홍계월전 등의 한국 문학들을 비롯해서 많은 책들을 읽어갔다


그 덕에 중학교때도 누나와 나는 도서부에 들곤 했었다.


누나는 나보다 더 책을 많이 읽었다누나는 소위 말하는 책벌레였다아무리 내가 책을 읽어도 누나는 못따라가겠더라.




근데 문제는 형은 정말 책을 읽지 않았다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스티커를 붙이곤 했지만 매일같이 청소하고 설거지 하는게 쉽지 않았겠지.

     

형은 묘수를 찾기 시작했다스티커를 모아 돈을 받은 날은 초여름이었다.



그 때 아이스크림 50% 세일 행사로 아이스크림이 한 개에 250원에 팔던 때였다.

     

한창 더울 때였다우리집엔 에어컨이 있을 리가 없었다집에 있어도 덥고 밖에 나가면 더 더웠지.

     

우리 형은 그 때 마트에서 아이스크림 30개정도를 사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개당 400원에 팔았다.

     

     

누나와 나는 어린 마음에 충격을 먹었던 것 같다무슨 저런 방법이 있을까..


심지어그걸 또 빼내먹을까봐 형은 감시를 하고있었다. (사실 감시할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겠다.)

     

솔직히 그게 장사라지만 억울했다. 150원 더 비싸게 팔아먹다니..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가기엔 너무 더웠고형은 용돈을 벌고싶었고안에도 더웠던 우리는 400원을 토해낼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그것에 대항하여 누나랑 나랑 아이스크림 번갈아가며 사곤 했었다.

     

     

그 때는 몰랐었다우리 누나가 고등학교 시절 전교권을 찍고 명문대에 들어갈줄은,

     

그리고 우리 형이 장사로 돈을 벌게될 줄은 몰랐었고,

     

그에 비해 나레기가 공부고 뭐고 잘하는 것 하나 없이 수능을 완전 망해서 재수를 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


     

(삼수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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