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입시 넌센스] #05. 사격장에서 흘린 눈물
게시글 주소: https://test.orbi.kr/00024119625
[주간 입시 넌센스]
#05. 사격장에서 흘린 눈물
고등학교 1학년인 지연이에겐 얼마전 수능과 논술시험을 마친 두 살 터울의 오빠 지훈이가 있다. 지훈이는 비록 수능을 평소보다 다소 못봤지만, 지연이는 오빠가 논술시험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전혀 오빠가 걱정되지 않았다. 수능을 잘볼것이라 믿었기에 오직 한 곳에만 논술을 지원한 건 아쉽지만, 지연이는 도저히 오빠가 논술을 떨어질것 같지 않았다. 항상 모의논술에서 1등을 차지하던 오빠같은 인재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논술전형을 통과한단 말인가!
그러나 어쩐지 최근 지훈이는 많이 무기력해보였다. 이제 더이상 손쓸 것도 없이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건만, 지훈이는 다른 또래 친구들과는 달리 너무 조용했다. 누가 수능과 논술이 끝난 고3이 제일 미쳐날뛴다고 하였는가. 지연이는 집안에서 무기력해 보이는 오빠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오랜만에 오빠와 밖에나가 시내에서 놀기로 하였다. 지훈이는 별 감흥없이 따라나서 PC방, 당구장, 볼링장 등 여러 곳을 들러 동생과 게임을 하고 나왔다. 슬슬 집에 돌아갈 무렵 지연이의 눈에 어렸을 때 딱 한 번 가본 적 있는 사격장이 들어왔다.
"오빠, 우리 사격장도 가보자."
"사격장?"
"응. 우리 어렸을 때 해 봤잖아."
"그러지 뭐."
지연이는 무덤덤하게 대답하는 지훈이의 반응이 아쉬웠지만, 굳이 실망스러운 표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단지, 아까부터 게임을 하거나, 당구를 치거나 틈틈히 본인의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살짝 구겨지는 지훈의 미간이 맘에 걸릴 뿐이었다.
걱정을 뒤로 한채 사격장안에 들어선 지연은 보기보다 깔끔한 내부가 마음에 들었다. 과녁은 크기별로 세 개가 있었는데 3층에는 매우 큰 과녁이, 2층에는 중간 과녁, 그리고 맨 아래에는 500원짜리 동전크기만한 제일 작은 과녁이 있었다. 아마 저 과녁의 저뭇가 제일 높으리라. 지연이는 보기좋게 비비탄 총을 들었다. 비록 모형총이었지만 꽤나 큼지막했기에 무게가 제법 어느 정도 나갔다.
"오빠, 내가 먼저 할게."
"너 좋을대로."
지훈이 여전히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지연이는 작게 심호흡을 한 뒤 제일 위의 과녁을 노리며 방아쇠를 당겼다. 비비탄 총알이 시원하게 과녁을 눕혔고 곧바로 점수가 50점이 올라갔다.
'야호!'
어렸을 적 느낌이 되살아 나는 것 같았다. 지연이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그 아래 과녁을 노렸다. 역시 비비탄은 과녁을 명중했고, 점수가 100점이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작은 과녁. 저것만 맞추면 점수는 무려 150점이 올라간다. 자, 조준하고.....
탕!
경쾌한 소리를 내며 총구를 떠난 비비탄 총알이 뒤쪽 벽에 맞아 튕겨 나가 떨어졌다.
"아......."
지연의 입에서 저도모르게 탄식이 나왔다. 제일 낮은 과녁을 놓쳐버린 것이다. 지연은 남은 총알을 다 소비했지만 여전히 제일 밑의 과녁은 난공불략이었다. 총알이 다 떨어지자 지연은 멋쩍게 웃으며 총을 지훈이에게 건네주었다.
"자, 오빠차례야."
"......."
지훈이는 총을 받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지연이는 오빠가 핸드폰을 들여다 보느라 자신의 말을 못들었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지훈이가 초점없는 눈동자로 중얼거렸다.
"너도 나랑 같구나."
"무슨 소리야? 오빠는 아직 쏘지도 않았잖아?"
"너도.... 나랑 똑같아.... 흑흑...."
갑작스럽게 지훈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지연은 어렸을적 이후 처음보는 오빠의 눈물에 당황스러울수밖에 없었다. 곧 지연은 오빠의 눈물의 원인이 오빠가 집을 나설때부터 눈을 떼지 못하던 핸드폰속에 있다고 생각하여 오빠의 핸드폰을 뺏어들었다. 애당초지훈이는 핸드폰을 힘주어 쥐고있지도 않았다.
핸드폰의 화면에 떠있는 문구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 [김지훈]님은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불길한 징조를 암시하는 듯한 빨간 글자.
"서, 설마?"
지연은 입이 떡 벌어져서 오빠를 바라보았다. 오빠는 아예 흐느껴 울고 있었다. 이제야 사태가 파악되기 시작했다.
'오빠가 불합격이라고? 논술학원에서 항상 1등을 받아오던 오빠가?'
그렇다. 지훈이는 불합격이었다. 하나뿐인 논술전형에서 그는 떨어지고 만 것이다.
'너도 나랑 같구나.'
어안벙벙한 지연의 머릿속에 조금 전 오빠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오빠가 나랑 같다니. 오빠가 나랑 같다니......
과연 논술에서 떨어진 지훈이가 말한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주간 입시 넌센스 - #01. 재수생 정은이]
[주간 입시 넌센스 - #02. 이상한 동물병원]
[주간 입시 넌센스 - #03. 술래 정하기]
[주간 입시 넌센스 - #04. 노벨 수학상]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자라 1
자라 어 왜 두 번 써지지 어 왜 두 번 써지지
-
7녕하세요 4
8갑습니다
-
괴수8호, 극락가, 카구라비치 걍 너무 익숙한 소재들만 짬뽕해 놓음 에휴다노
-
같이 놀러도 가고
-
수 상부터 미적까지 수능 1등급 만들고싶은데 2년만에 가능할까요?ㅜㅜㅜ 하루에...
-
새벽감성 ㅈ되네 ㅋㅋ
-
나의 꿈 5
전업 주부로 살고 싶다 아침에 도시락싸고 와이프 출근하면 인방켜서 게임 비제이하다가...
-
짐 다 쌌다 22
이제는 나의 대학생활의 완전한 끝..
-
물화생이였는데 물리 역학이랑 화학 중화반응 같이 시험범위인데 시험 이틀전에...
-
가입후 10일이 지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현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익명)에서도...
-
또 내 착각이었어 사랑이란 쉽지 않구나
-
결혼하고싶다 1
이쁜 와이프 닮은 딸을 보고싶어요
-
9평 미적 84 남은기간동안 N티켓 시즌2 브릿지 10회분 실모30회 푸는게 목표임
-
리밋 한 두달전에 듣고 다 까먹음.. 근데 다시 보니 기억나긴하더라
-
언제다하지
-
오늘 공부한 시간 -3시간 24분 오늘 한 공부 수학 - 오르빗 90번까지 풀고...
-
날씨 감격스럽다 1
드디어 그 지옥불 같던 여름에서 벗어나는구나 그럼 나도 이제 뽀송하게 생활할 수...
-
이거 크겠죠? 이제 sky중 수능100인건 고대일반전형 뿐인거같은데 여기로 엄청 몰리려나 ㅋㅋㅋㅋ
-
배성민 빌드업이랑 드리블 디금들어도 괜찮을까여
-
제목 그대로 선택과목은 기하고 4등급인데 시발점 건너뛰고 뉴런들어가면 아예...
-
나도일찍자고싶어 1
두시간동안 눈만감고있어 개빡치네
-
시대컨vs인강컨 1
서킷이나ㅜ브릿지보다는 그냥 인강n제랑 하프모고 푸는게 더 괜찮겠죠
-
사문 최근도표(상중하 복지제도 부양비)는 도표인강들어서 대부분 풀리는데 개념문제땜에...
-
빨래 너는 거랑 설거지 지금 그 둘 다 해야 하는데 너무 귀찮다.. 빨래 세탁기에...
-
영어 파이널로 0
문제집 뭐푸심요 다들
-
미적분하는 놈입니다 난이도 no상관 개어렵거나 특색이 강해도 다 환영 오르비언들의 추천을 믿습니다
-
학습에 지장이 생기게 해서 죄송합니다..
-
영어 4~5 0
지금 뭐해야될까요 찍은거포함 4정도뜨고 빈순삽,함축은 거의 못풀고 그...
-
원래 이 시간에 자거나 졸렸는데 요즘은 안 졸림 ㅅㅂ ㅋㅋㅋㅋ
-
누구 나갔어요? 0
누구 탈릅함?
-
고대사 어케 하는 거뇨이
-
장난인줄 알고 농담했는데 진짜 가버리면.. 방금 탈릅한 분 수능 잘보고오셔요..ㅠㅠ
-
10분 모의고사 생명과학 책 이름 좀 알려주세요..? 0
학원에서 받은 자룐데.. 책 이름을 모르겠습니다..ㅠㅠ 13번까지 있는 비킬러...
-
사문 개념을 한지가 너무 오래돼서 가끔가다 헷갈리는 개념이 몇 개 있는데 모의고사...
-
ADHD 약 1
조용한 adhd 심한편인데 약복용이나 효과 부작용 검사같은거 물어보실거 있으시면...
-
야뎁도 안올라오고 번장에서 구하자니 너무 호구잡히는 느낌이고.. 해설지,퀄,난이도...
-
본인 말보로 골드 4년 피다가 최근에 말보로 화이트 후레쉬로 넘어감
-
부시럭부시럭
-
내일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것지 뭐
-
08년생 고1 이구요 내신 1학기 4.4등급인데 여기서 내신을 더 올릴 수 있는...
-
많은데 다 잘됩시다 그리고 잘될거니까 너무 걱정마시고 그냥 해봅시다 씨팔 죽이 되든...
-
나이들었는데 결혼 X or 모쏠이면 걍 하자있는 인간으로 찍힘? 왠지 내 인생이 저래 될 것 같음
-
사문 지구 선택자인데 수능날까지 사문 1일2실모 -> 틀린개념 복습 지구 1일1실모...
-
왜케 춥냐 2
이건 아니궈던
-
중경시건동홍정도 중간라인 대학에서
-
대구 현강 4
일주일에 하루 대구에서 대치로 현강 가는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수능 2과목...
-
수능 끝나고 딱 가야지
-
ㅈㄱㄴ
-
이영수t 유베가는길, 구문20수air, 파데 상하 워드마스터 2000,...
-
철도기관사의 필수 덕목을 일컫는 말이다.
샤프심이 다 떨어졌구나 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