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tator [59684] · MS 2004 · 쪽지

2013-08-14 15:22:58
조회수 11,891

우리는 왜 여섯 번 웃지 못하는가 - 엑칼 도배사건

게시글 주소: https://test.orbi.kr/0003787754


여섯 번 웃지 못하는 오르비에 관한 글들이 자게에 하나 사진관에 하나....

그러니까 저도 자게와 사진관 태그를 달고 글을 쓰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X년... 아마도 지금의 오르비 유저 상당수는 오르비라는 사이트를 알지도 못했을 머나먼 과거의 일입니다.
(정확히 몇년도인지.. 2008년 아니면 2009년일 겁니다.)

그 때는, 지금과는 달리 글과 댓글 모두 추천과 비추천이 가능했으며, 추천과 비추천 수에 따라 글의 평점이 움직이던 시절입니다. 3.0에서 출발해서 추천이 많은 경우 4.9까지, 비추천이 많은 경우 1.1까지 움직이게 되어 있었죠. 그리고, 추천을 많이 받아서 평점이 높아진 댓글들은 '엑스칼리버'라는 곳에 뜨게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관리자 추천', '댓글이 많은 글' 등을 통해 현재 오르비의 이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만 (운영진에서 추천 기능을 마음대로 삭제하는 모습을 아주 여러 번 보여 주면서 제대로 이슈를 보여준다고 말하기는 힘들게 되었기는 하지만 ^^;;) 그 당시 엑스칼리버는 무려 한 페이지 가득 추천글과 추천댓글을 평점순서대로 보여주는 꽤 그럴싸한 곳이었죠.

게다가, 사람들이 추천과 비추천에 워낙 인색하지 않았고, 지금처럼 조직적으로 비추테러하는 사람들도 없던 실정인지라 좋은 글, 좋은 댓글은 순식간에 평점 4점을 돌파하여 엑스칼리버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원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일어나는 법이지요.

지금의 오르비는, 친목게시판 형식으로 생담반상회, 독동반상회, ~년생 게시판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친목태그는 '멸망' 수준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지금과 분명히 달랐죠. 과거 주요 친목게시판으로 제가 기억하는 것들은 와글, PROSOLO, 7차친목동, 수능자유게시판 이렇게 4개쯤인데 각 게시판의 흥망성쇠가 있긴 했지만 네 게시판 모두 전성기에는 1일리젠 50페이지정도는 가뿐하게 넘기던 곳들이었습니다. 특히, 저 친목게시판들이 상당 부분 멤버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친목게시판 패밀리'라는 것이 오르비의 강력한 사조직(?!)이나 다름없던 시절이죠. 쉽게 말해서,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서 친목게시판들 돌면서 글 수십 개, 댓글 수백 개를 매일 남기는 회원들이 수십 명에 달하던 시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쯤 되면, 왜 제가 엑스칼리버와 친목게시판 이야기를 동시에 했는지 눈치가 빠른 분들은 이해하기 시작하셨을 겁니다.

당시 친목게시판의 '잉여(친목게시판 멤버들이 서로를 칭하는 애칭에 가까운 단어)'들이 심심하기라도 했는지, 엑스칼리버를 공격하기 시작한 거였죠. 수십 명이 하루종일 오르비에 죽치고 있으니, 누가 한 번 글을 올리면 추천 3~40개를 30분 안에 넉넉하게 눌러줄 수 있었던 것이죠. 이렇게 그들은오직 ㅋㅋㅋㅋ만으로 이루어진 글, 댓글들을 하나하나 엑스칼리버로 보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엑스칼리버를 누르면 온 화면에 ㅋㅋㅋㅋㅋ만 보이는 장관을 만들어내기에 이릅니다.

물론 그 글들은 추후에 발견한 관리자분에 의해 일괄 삭제되고, 오르비는 'ㅋㅋㅋㅋㅋ'를 금지어로 등록하기에 이릅니다.

p.s. 오르비 앞 버전만 해도, ㅋ 5개부터 금지어였기 때문에 ㅋㅋㅋㅋ까지만 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많이 편해지신 겁니다.
그리고 운영진분들, 이제 ㅋㅋㅋㅋㅋ는 금지어에서 풀어줄 때 되지 않았나요? ㅋㅋㅋㅋㅋ

기억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워낙 옛날 일이라서... 하지만 대강은 맞을 겁니다. 사실 기억에 오류가 있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이 때 아마 군인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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