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한 독도바다 [1005719] · MS 2020 · 쪽지

2021-10-19 13:46:01
조회수 1,659

오늘은 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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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가셔용


흡혈 소년 - 허연


마을이 자기를 버리자

소년은 죽음과 친해졌다


소년이 피 맛을 알기 전

마을에는 이발소가 있었고

귤나무가 있었고

나룻배가 있었고

우동집이 있었고

소녀가 있었다


피는 따뜻했고

무거웠다


소년이 피와 친해지면서

이발소가 사라졌고

귤나무가 사라졌고

나룻배가 사라졌고

우동집이 사라졌고

소녀가 사라졌다


그리고 마을이 사라졌다


어느 날

백발의 노인이

다리 위에서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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