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Holics [434423] · MS 2019 · 쪽지

2013-12-09 12:46:36
조회수 4,844

수시가 끝나고, 재수를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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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오르비 눈팅만 한 재수생입니다. 이제 떠날 준비를 하며 첫 글을 써 보려 합니다.
아직 추가합격이 남았지만 수시가 거의 끝났습니다.
이에 작년에도 그러하듯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 정시 준비에 집중하는 사람, 재수(+n수)를 생각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에, 재수를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몇 가지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너무 맹신하지 마시고 참고하며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학원
재수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가장 먼저 독학 재수를 할 것인가 학원을 다닐 것인가 고민하기 마련입니다. 독학 재수는 자신이 정말 끈기가 있다면 해 볼만 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유혹에 조금이라도 흔들릴것 같다 하시는 분들은 개인적으로 학원을 추천합니다. 저도 학원을 다녔기에 밑의 내용은 학원 재수 위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학원이 좋은 학원인가
오르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어떤 학원에 다니는지가 중요하냐고 물으신다면, 당신의 열정이 있다면 재수 결과는 어느 학원을 가든 좋을 수 있으나 그 과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들어, 같은 대성 계열이라도 강남대성(제가 다녔었던) 같은 경우는 단속이 허술한 편입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수업을 안들을 수 있고 자습을 빠질 수 있었죠. 하지만 들은 바에 의하면 다른 대성학원 같은 경우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각 학원마다 관리의 정도나 규칙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잘 알아보시고 학원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아웃풋은 학원을 평가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0명 중에 999명이 SKY를 가는 학원이라도 내가 나머지 1명이면 다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학원에 자신을 맏기지 마시고, 내가 학습하는데 학원은 보좌해 줄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목표
같은 재수생이라도 많은 목표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재수를 한다고 무조건 SKY만을 바라보는 재수생만 있는것도 아니지요.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목표는 그 종착지가 아니라,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친구들이 재수를 시작할 때 여러 목표들을 세우지만 가끔 너무 무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는 1년동안 학원에서 친구도 잘 안사귀고 공부만 올인해야지' 같은 생각이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물론 저 목표를 이루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자신이 학창시절동안 많은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익숙했던 사람이 저 목표를 쉽게 이루어낸다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좋았던 목표가 오히려 친구를 사귀면 안된다는 강박감을 심어 잡념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본인에게 맞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라 입니다. 재수는 마라톤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느냐 또한 중요합니다. 적절한 여가활동이 오히려 공부의 능률을 올릴 수 있다면, 당연히 적절한 여가활동을 즐겨야 합니다. 극단적인 예시입니다만, 이번에 수능 만점을 받은 제 친구 두명도 자습시간을 빼고 축구를 하거나 PC방에 가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머리를 식혀주는 것이 체질에 맞았던 것이지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고3때 열심히 하신 여러분이라면 열심히 하는 것 만이 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3.계획
목표가 길게 잡고 보는 것이라면, 계획을 한 달, 일주일, 하루 단위로 짧게 보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계획의 중요성을 재수를 하며 깨달았습니다.
고3때는 주변 아이들이 플래너를 활용할 때 '저걸 쓰느니 그 시간에 공부를 하겠다'라며 플래너를 등한시 했었으나, 재수때 플래너의 대단함을 알았죠.
플래너를 사용해 보지 않으셨던 분들은 플래너를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물론 케바케기 때문에 플래너가 도저히 맞지 않는다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플래너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계획은 본인이 가질 수 있는(즉, 가능성이 있는) 시간 모두에 대해 짜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원을 다니다 보면 갑작스러운 공강, 수업이 일찍 끝나 자습을 주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때 영단어를 외우겠다, 수학 틀린 것 복습을 하겠다 등 생각을 해 놓는 것 만으로도 무엇을 해야 할 지 망설이는 학생보다 빨리 공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계획은 수능이 다가올수록 빛을 발하는데, 저에게 있어서 고질적인 병이었던
수능이 다가오며 '정리는 다 한 것 같은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의 문제와 '사 놓은 모의고사는 많은데, 도저히 다 풀 수가 없네'의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수능 전날까지 계획이 세워져 있다면, 그런 걱정 없이 꾸준히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기 죽지 마세요
'남들보다 1년 뒤쳐졌어' '친구들은 다 대학 갔는데 나만 뭐야...' 등의 생각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떠한 상황에도 공부를 하겠다는 강한 멘탈이 있으면서도, 페북이나 카톡(물론 끊는 것을 추천합니다)에 올라온 친구들의 MT나 축제 사진만으로도 멘탈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약한 멘탈을 가진 것 또한 재수생입니다.
자신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항상 나는 대학을 '못'간게 아니라 '안' 간거야 라는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재수라는 길은,
내 잘못으로 1년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1년의 투자를 통해 10년을 아끼려는 노력이기 때문이죠.
이 힘든 입시생활을 알면서도 1년을 더 투자할 각오를 하셨다는 것 만으로도
여러분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 하고, 대단한 존재입니다.
재수는 생각보다 느리지만, 빠릅니다. 시작할 때는 이게 언제 끝나나..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종강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헛웃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 시간동안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활하신다면, 무리 없이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물론 강부심으로 대표되는 좋은 학원을 다닌다는 자부심이 우월감이나 자만심으로 변한다면 그것은 긍정이 아니라 오만입니다.ㅎㅎ)

위에 있는 내용이 지극히 당연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일 수 있습니다.
또한 나름대로 정리를 했지만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은 글인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좋게 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에게 펼쳐질 1년의 여정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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