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io [515786] · MS 2014 · 쪽지

2014-10-17 04: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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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모든걸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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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만류에도 고집부려 독학재수를  시작하고
막상 설공가겠다고 나왔지만 이과에 회의를 느껴 방황을 시작.
한번 시작한 방황은 멈출줄을 모르고
속도보단 방향이라는 개소리를 지껄이며 공부를 놓고
도서관에 박혀 책과 진로탐색으로 몇달을 보냈다.
출구가있는지도 불분명한 미궁속을 헤매고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을 하면서 
점점 나사가 풀리고 나태와 게으름으로 점철된
고졸백수폐인과 다를바없는 삶을 살고
문이과조차 정하지 못하다가
수능접수 마지막날에서야 문과로 정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니 수능은 60일 남았고
그간 날려버린 20살 청춘의시간에 대한 자괴감으로 또 한달을 날렸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저멀리 있을것만 같았던 수능은
어느새 27일앞으로 불쑥 다가와있다.
나보다 한심하게 20살을 보낸 사람이 존재할까.
나를 보고 한심한새끼라고 욕해도 좋다.
천하의 쓰레기가 맞으니까.
지금까지 온갖 허영과 망상으로 도배된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문제점을 고치려하지 않고 현실을 외면했다.
인생의 한번뿐인 20살청춘을 시궁창속으로 밀어넣은
제 밥벌이도 못하는주제에 주위사람들에게 부담만 전가하는
나는 더이상 자존심을 세울자격도 부끄러워할자격도
변명할 자격도 없다.

자기진로하나 제대로 결정못하는 내인생에 무책임한 나.
자기 선택을 못믿고 의심하며 갈피를 못잡는 우유부단한 나.
세운계획을 갖가지 합리화를 일삼으며 번복하고 점점 무너져가는 나.
지난날의 후회와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리멘탈인 나.
시스템에서 벗어난 본연의 내 모습이 얼마나 추한지 깨달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냉소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것은
지금껏 쓰레기처럼 살아온 나를
더이상 합리화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직시하기 위함이다.

고로 초라한 성적이지만 낱낱이 밝힌다.
9월모평 국어B92(4) 수학A96(1) 영어94(3) 생윤 미응시 한국사 미응시 베어 미응시
10월모평 국어B98(2) 수학A88(1) 영어89(3) 생윤39(3) 한국사 미응시 베어 미응시 
미응시한 것은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
앞으로 27일간의 생활을 오르비에 가감없이 솔직하게 올릴것이다.

더이상 물러나면 벼랑밑으로 떨어질 것을 안다.
아니 바닥을 향해 이미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체념하고 그대로 떨어져서 죽어버릴지
나뭇가지를 잡고 아둥바둥 절벽을 기어오를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나에게 마지막으로 약속한다.
지금의 나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욕심을 버린다.
매일 잘못된 점들을 고쳐 한걸음씩 나아간다.
일체의 후회나 걱정을 지우고 오롯이 현재의 나에게 집중한다.
하루하루를 매 순간순간을 마지막기회라고 여기며
그동안 무의미하게 소모해버린 시간과 주위의지원에 대한 대가를 치르기위해
지금 이순간 이후로 다시는 청춘의 시간을 단 한순간도 무의미하게 낭비하지 않는다.
내게 주어진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간다.

남은 27일, 내 모든 걸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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