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2 [413514] · MS 2012 · 쪽지

2014-11-21 00: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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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치대 논쟁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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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쓰야할까 생각하다가 요새는 워낙 인터넷의 영향이 큰 만큼 조금은 제대로된 조언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서 글을 씁니다.


저는 의사이고 집안에 치과의사, 약사, 한의사가 다 있어 조금 객관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한의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원래 뿌리가 다르고 아직도 융합된 것이 없는 만큼 같은 계열이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치의학과 약학은 의학의 본뿌리에서 갈래쳐 나온 학문이라 저로서도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또한 제가 나온 대학은 의대와 치대가 같이 있는 학교였고 대학병원에서 같이 근무하기도 해서 그 친구들의 내용을 좀더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될까 해서입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할때에도 의대, 치대 고민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치대를 진학하는 경우는  이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의학계열 전문직으로 나가고 싶은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너무 길게 공부는 못하겠다는 경우, 전문직을 원하지만 너무 오래 공부에는 매진하기 싫다는 경우, 집안에 치과의사가 있는 경우, 동일대학 의대에 진학하고 싶은데 성적이 조금 모자라는 경우등...입니다. 요즘도 비슷한지는 모르겠습니다.사실 그 당시에는 요즘과 같은 정보가 거의 없어서 의학과 치의학이 실제로 뭘 배우고 뭘 하게되는지는 거의 모르고 진학했다고 보면 됩니다.


치대는 의학중 구강, 치아, 안면 부분에 있어서 특화되어 파생된 학문이라고 봅니다. 의대쪽 입장에서 보면 마이너 서저리의 일종으로 봅니다. 이비인후과, 성형외과가 하는 일과 많이 닮아있고 실제 영역도 겹치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진로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이제 갓 대학을 들어가는 사람들이 이런걸 다 알고 들어갈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치대도 구강외과 영역에서 암수술도 하고 악안면 재건성형술 같은 큰 수술도 하기때문에 그렇게 만만한 영역을 담당하는건 아닙니다. 이비인후과가 head & neck surgery라는 큰 수술을 담당하고 있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구개순은 성형외과에서 많이 하지만 구개열은 구강외과에서 많이 합니다. 이렇듯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악안면과 구강의 기능적인 부분의 이해는 의학쪽보다는 치의학쪽이 강한 이유는 이 부분은 치의학에서 훨씬 많이 연구하기 때문입니다. 강남의 큰 성형외과가 성형외과+구강외과+교정과 세트로 결합되어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이런 이유입니다.


치대는 이러한 특수한 영역의 외과파트를 맡기때문에 비외과적인 분분도 많이 포함하는 의대에 비해 진로는 좁다고 할 수 있지만 좀더 전문적일 수 있고 전공에 일찍부터 전념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의대 졸업생의 약 1/3-1/4정도가 마이너 서저리 계열을 전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은 이들과 비슷한 진로와 적성을 가지고 나간다고 볼 수있습니다.


치대 학생이 한 학년에 약 700명 조금 넘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11개 대학이고. 의대의 1/4-1/5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소수이므로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역시 상대적으로 소수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본의아니게 오해받는 일도 있고 충분한 소명없이 무시당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또 치대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의대보다 좀더 개인주의적인 경우가 많기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습니다.여하튼 이런 점도 고려해서 판단하시는게 필요할겁니다.


정리해보면 메디컬 파트보다는 서저리 그중에서 마이너 서저리가 본인의 적성에 맞겠다 싶은 사람, 지나치게 긴 학업기간이 싫은 사람, 전공의 과정을 하더라도 출퇴근 하고 싶은 사람(구강외과 제외), 향후 병원에 근무하더라도 응급수술이나 당직콜 받기 싫은 사람(대학병원의 경우 구강외과 제외), 개업하더라도 아침 10시쯤 오픈하고 예약제로 환자 받고 싶은 사람등등은 치대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구강외과 전문의, 교정과 전문의, 소아치과 전문의는 제가 알기로는 페이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구강외과와 교정과는 2차병원에서도 수요가 있어 취직해있는 경우도 많고 치대가 없는 대학병원에도 치과가 전문과로 개설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적성이 병원의사인 사람은 이런 쪽도 진로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조금전에 말씀드린 내용은 의대에서 마이너 서저리를 선택할 때 하는 경우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됩니다. 단지 전공의 생활은 의대쪽이 훨씬 빡셉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하고 물으신다면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의학과 치의학은 비슷한 전망을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추세를 보면 의학쪽에서도 완전 메디컬보다는 기술을 가지는 쪽이 선호되는것처럼(내분비내과 보다는 소화기내과나 심장내과 등등) 서저리쪽이 원격진료나 어떤 형태의 여파가 닥치더라도 앞길을 열어나가는데 좀더 용이하지 않을까하는 예상만 해봅니다. 미래예측은 미국, 일본, 유럽 여러나라의 경우를 다 고찰해 보아야 되지 않겠나 싶은데 일본은 워낙 독특한 나라라 곤란하고 미국은 국민의료보험이 없다는 점에서 아주 차이가 나지만 의사들의 연봉체계는 일반외과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치과는 그중에서 구강외과, 교정과, 보철과가 상위에 랭크되어있습니다. 인터넷 찾아보면 나오니까 관심있으면 한번 찾아보도록 하세요.


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2867041


우리나라에서의 수요공급부분은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의대나 치대나 점점 힘들어지는건 사실입니다. 한가지 고려할 점은 고령화 사회가 진행될때 치과의 수요는 반드시 늘어날 것은 분명하리라는 점입니다. 단, 의료보험부분과는 어떻게 맞물려 갈지는 제가 치과쪽이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이 앞으로 수요 창출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의대쪽도 고령화 혜택을 받는 전공과목과 아닌 과목은 분명 차이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의대와 치대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에게 충고를 드리면 너무 기능적으로만 접근하지 말라는 겁니다. 인기과는 돌고 돌 수 있습니다. 입결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적성을 먼저 고려하기길 바랍니다. 전문직종들이 경쟁상태로 돌입한 것은 벌써 오래전 일입니다. 의대를 가던 치대를 가던 30년전 선배들이 공부하던 시대는 오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적성과 환경에 맞는 곳에 가서 열심히 노력하면 그것이 훨씬 더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적성이 너무 맞지 않으면 그것도 큰 일입니다. 행복하질 않으니까요.


이곳에 올리는 글을 보면 장래에 대한 불안감만 만연합니다.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깊이 반성합니다. 우리가 우리 후배들을 지옥속에 가두어 두고 있구나...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별생각 없이 툭툭 밷은 말이 후배들에게는 비수가 되어 꽂히고 그것이 돌고돌아 이런 수험생 사이트에서 한편으로는 적나라하게 한편으로는 왜곡되게 반영되어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커녕 투기판으로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말았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뜹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그것 밖에 없습니다. 비가 내리더라도 더 높은 하늘에는 해가 떠 있는 것을 우리는 알기에 당황하지 않는 것처럼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진로를 선택하시기를 바라며 그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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