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루의하루 [1261820]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4-02-18 22:42:40
조회수 11,111

태루입니다. 부득이하게 말씀 한 마디만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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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태루입니다. 평소 쓰던 글과는 조금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요즘 오르비 분위기가 많이 과열되고 다소 예전의 분위기와는 달라진 모습에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법 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욕하고 욕먹고의 반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요, 저도 요즘 일부 분들께 불편함을 조금 드린 것 같습니다.


오르비를 비롯하여 비판 갤러리와 같은 관련 커뮤니티 내에서 제 칼럼에 대한 다양한 말씀을 나누고 있다고 들었고, 많은 분들의 권유로 실제로 읽어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은 부분들도 상당수 있었고 저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바라봐주신 분들도 여럿 있는 거 같아, 한 편으론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며 많은 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오르비를 처음 시작할 땐 제 계정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비록 지금도 미약하지만, 저에게는 감사하고 과분한 팔로워 숫자입니다. 


저는 오르비를 그저 수험생활 중에 같이 대화할 사람을 만들 수 있는 장소라고 가볍게 생각해왔었고, 초창기에도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오르비에 익숙해지자, 저도 오르비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회고해보면 당시에는 다소 오만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언어를 아주 오래 공부해왔습니다. 각종 서적, 참고서, 전공서 등등 손이 닿는 대로 많이 읽어보고 공부하고 배워나갔습니다. 특히, 저는 언어학이라는 학문 분야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정말 '글을 읽는다는 것'에 집중하여 어떻게하면 글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잘 기억할 수 있을까를 제 짧은 인생 중 평생을 쏟아부어 연구해왔습니다. 


전 그래서 제 이런 지식들과 많은 경험들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단순히 짧고 좁은 식견으로 판단하여 '수능 문학의 본질' 이라는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 제목은 '수능 문학을 읽는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 글을 통해서 정말 '평가원의 출제 방향'이 어딘가를 저만의 언어로 분석하고, 당연히 제 식견으론, 이것저것 막 공부하는 것보다 출제 방향대로 공부한다면 훨씬 평가원의 의도와 가깝다고 생각해서 '수능' 문학의 본질이라고 제목을 바꿔 지었습니다. 즉, 제가 말하고자 했던 건, 단순히 어그로가 아니라, '수능 문학 분야에서 평가원이 제시한 가장 본질적인 접근'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땐, 무슨 시험이든 평가기준, 성취목표를 보고, 기출을 정말 세심하게 분석하는 것이 기본 태도라고 생각했었고, 이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고, 미출제 문학 작품들도 많이 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특히나, 제 '주관성'을 빼려고 노력했고 정말 수많은 강사 분들의 분석서와 강의, EBS의 해설지까지 전부 정리하고 집약하여 넣었습니다.


그러다가 서서히 많은 분들께서 글에 집중해주시고 반응도 많이 해주시니, 저도 모르게 제 칼럼이라는 것이 굉장한 신뢰성을 가진 자료처럼 보여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칼럼이란, 제가 공부하고 이뤄낸 깨달음을 발표하는 학회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온전히 저의 공부라고 생각하고 저의 생각들을 써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객관화, 일반화 과정 끝에 한 글, 한 글 탄생시켜나갔습니다. 이렇게 쓰여진 글로 이것 자체가 정답이 아닌, 다양한 케이스들에 대해서 제 의견을 많은 분들과 토론하고 다시 분석해보길 바랬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제 칼럼에서 얻어갈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절대다수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칼럼의 퀄리티만 신경 쓰고 많은 분들께서 칼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저의 의도가 도움을 드리는 것이었다고 하지만, 제가 나이가 적다보니, 칼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생겼고 지금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이뤄지고 있다고 저는 파악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 불편을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은 제가 미리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고, 관련해서 거의 논의해보지 않은 사실에 대하여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말 송구스럽지만 제 글을 올리고픈 열정만은 큽니다. 반 평생을 바쳐서 언어 이해 능력을 분석해왔으며, 제 방엔 몇 년동안 애용하며 많은 분들을 가르쳐온 칠판도 있습니다. 또한, 제가 공부해온 나라에서는 오직 언어 시험만을 위한 500페이지 분량의 분석서가 있으며, 저는 그걸 달달 외우듯이 공부해왔습니다. 그 열정을 담아 열심히 글을 썼고 그 글을 본 1명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댓글을 보면 참 행복해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최대한 절충적인 방향으로


현재 올라와있는 칼럼을 모두 삭제하고, 추후 칼럼 글을 다른 곳으로 옮길까 합니다. 타 사이트 게재 없이 폐기할 예정입니다.


지금 오르비는 다소 무작위하게 글들이 노출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저를 보고 눈살을 찌뿌리는 분들이 생긴 것 같아, 

보고 싶은 분들에게만 친구들끼리 시험 전 각자 정리한 노트 돌려보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 문학 개념어 자료도 아마 제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오르비엔 공개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저는 강의를 팔러온 강사도 아니고, 이름 값을 높여 책을 팔러온 장사꾼도 아니기 때문에 소수의 분들이라도 미움 받을 짓을 굳이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또한, 절대로 책임의 과실은 다른 분들에게 있지 않습니다. 제가 단순히 가볍게 생각한 칼럼, 그리고 그걸 작성하는 칼럼러가 된다는 것이 진입장벽이 많이 높았고, 이런 부분들을 고려 못한 저의 미숙함이 제일 큽니다. 그러니 다른 누구, 특정 커뮤니티를 비난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제넘게 한 마디 더 하자면 누군가에게 봉사적 정신으로 정보를 나눈다는 것은 수능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금을 들여서라도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자료를 추구하는 시장이니까요. 과연 무료 자료라는 것이 이곳에서 가치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하게 되는 밤이네요.


제목만 고치라고 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비판 사항은 연소한 제 자신에 해당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소하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저 대신 욕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거기에 저까지 화를 낸다면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것 같았습니다. 피드백은 피드백이고 표현 방식을 제외한 글 자체는 그렇게 충분히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여, 저도 위 피드백을 반영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따라, 오르비 분들이 배울 것이 없는 칼럼이 많다고 말씀하시던 글들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네요. 괜히 그게 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제가 삭제를 결심한 것도 도움을 받는 분들보단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많다고 판단해서입니다. 


여러분 제 성격 잘 아시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마시고 당분간은 제 할 일에만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르비는 간간히 인사만 드리는 걸로 할게요.


이때까지 제 글로 만약 기분 나빴던 부분들이 있다면 제가 고개 숙여 사죄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거대한 이변이 없다면 지금의 선택과 판단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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