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인문학, 뇌과학은 미래다!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오픈랩)
게시글 주소: https://test.orbi.kr/00067931994
휴 오늘 대학교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진이 다 빠지네요 ㅎㅎ
지난 4월 20일 토요일 서울대 뇌인지과학과에서 하는 오픈랩에 다녀왔습니다. 딱 1주일만 이후에 열었으면 시험도 끝난 상태에서 여유롭게 가서 좋았을텐데, 왜 하필 시험 2일 전에 여는 건지.... 게다가 대학교 중간고사 기간은 거의 다 비슷비슷할텐데(설문조사에서 컴플레인을 적고 왔습니다)
저는 학부가 재료공학으로(동국대 에너지신소재공학과. 작년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에서 올해 에너지신소재공학과로 학과명 축소) 하드웨에 대해 주로 배우는 학과입니다. 그래서 다른 공대와 달리 프로그래밍은 단 1!도 안 배우는 그야말로 전자공학과와의 대척점에 있는 학과입니다. 그런데 저는 현재 뇌과학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 스토리를 조금 들려드리겠습니다.
사실 저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원을 가고 싶지만(미국 유학), 구체적으로 대체 무슨 학과를 갈 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호기심이 정말 무궁무진! 하거든요. 제가 대학에 오고 나서 정말 다양한 학과의 수업을 들어봤는데, 교육학 수업을 들으면 교육학에 대해서 깊이 파고 싶고, 철학 수업을 들으면 철학을 하고 싶기도 하고, 심리학 수업을 들으면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독해력에 대해서 큰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잖아요? 심지어 이과이지만 언어학을 전공해볼까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과거 어떤 학생이 보낸 이메일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부끄럽게도 이 쪽지를 보기 전까지 피아제라는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 쪽지는 제가 최초로 그간 제가 풀어내던 '교육'에 관련된 컨텐츠를 '뇌과학' 관점에서 보기 시작한 계기입니다.
확실히 이후부터는 뇌의 관점에서 교육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느낀 교육학의 한계점은, '감각과 경험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분명 우리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뇌과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뇌과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뉴런, 시냅스, 알고리즘, 지능지수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구체적으로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운게 바로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교육은 질적인 면과 양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편적으로 IQ시험이나 각종 모의고사를 개발한 이유가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능력을 수치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IQ검사는 세계 1차대전부터, 군인들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지능 수치를 검사하기 위한 시험이었죠.
그러니까 아직은 우리가 뇌에 전극을 직접 꽂아버려서 IQ를 안다던지, 뇌에 들어있는 용량이 컴퓨터처럼 몇 기가인지 등을 알 수 있는 길이 아직은 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성적이 좋다고 해서 개인의 잠재적인 역량이라던지, 향후 발전 가능성이라던지 질적인 요소를 평가하고 예측할 방안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뇌과학이야말로 '궁극의 인문학'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경제학, 심리학, 사회학, 철학, 교육학 등등 모든 인문학에서 궁금해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뇌에서 나오는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그 현상과 행동 결과들을 보고 추론하고 관찰할 뿐이지요.
하지만 나중에는 정말 뚜껑을 열어서 바로 볼 수 있다면? 인간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면서 그 개개인의 다른 개성적인 뇌에서 어떤 역량이 얼마나 발휘되는지 알 수 있다면? 아마 혁명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거꾸로 어떻게 하면 주요한 역량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 알 수도 있겠죠!
그러던 와중에 제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책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의대가 있다고 알려진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신경과학으로 연구를 하시는 대가 '이대열 교수'의 '지능의 탄생' 입니다.
이 책을 읽고 하도 감명을 받아서, 이대열 교수님께 직접 이메일을 적어서 좋은 책 감사히 잘 읽었다고 인사를 드리고, 혹시 대학원생을 뽑으시는지 여쭈어보았습니다. 아주 흔쾌히 친절히 이메일에 답장을 해주셨고, 언제나 talented 학생을 환영한다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전 지금 목숨을 걸고 이대열 교수님 랩실에 가려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대열 교수님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시다면, 뇌과학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TnC65hL9n7U&ab_channel=tvNSTORY%ED%8B%B0%EB%B9%84%EC%97%94%EC%8A%A4%ED%86%A0%EB%A6%AC
저는 많은 학생들이 뇌과학을 전공하거나 최소한 공부라도 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 저는 문과인데요? 저는 경제학과인데요? 저는 인문사회학부인데요? 라고 하실 수 있지만 핑계에 불과합니다. 당장 위에 이대열 교수님은 경제학과 출신입니다. 경제학의 대전제가 무엇이죠? 인간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대열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인간이라는 것이 별로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았답니다. 그래서 실제로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길레 어떻게 선택을 하는지 연구하는, '신경경제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하고 계십니다.
제가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오픈랩을 다녀왔다고 했잖아요? 이대열 교수님도 말씀하시길 뇌과학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도구가 필요로 하고, 그래서 학생들의 배경과 전공도 무궁무진하게 다양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장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대학원생들의 학부 전공을 보았는데요, 생물학과 전자공학이 대체로 많긴 한데 저 같은 재료공학부부터 철문학, 심지어 철학, 예체능까지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 수능 만점자 여학생이 의대를 가면서 뇌과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었죠. 그만큼 뇌과학은 핫한 분야이기도 하고, 원래는 생물학과 의학에서 파생된 학문입니다.
실제로 서울대 뇌인지과학과를 보니까, 의대 출신 교수님도 있더군요.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비의대 출신 교수님들과의 특별한 차이점이 있는가 뭔가 관점의 차이가 있는가에 대해서요.
이인아 교수님이라고 학과장님께서 친히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의학의 경우에는 임상이 중요해서 일단 원리를 모르더라도 치료하는 것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일단 의대 출신 교수님들이 뇌과학을 하는 경우 다양한 임상 자료, 실제 환자 진료 기록 데이터에 접근하는데 용이하다고 합니다. 불이 나는 원리를 모르더라도, 일단 뭔가 불이 났으면 무언가라도 끼얹어서 불을 꺼야겠죠. 그래서 의대 쪽에서 접근하는 뇌과학은 치료 중심이며, 실용성에 좀 더 가중치를 둔다고 합니다. 우울증 등의 정신병이 유발되는 기작을 정확히 모르더라도, 어떻게 처치하고 치료할 지는 알아야 하는게 의대에서 접근하는 뇌과학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좀 무책임한 말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의대로 가는 우수한 인재들이 의사가 되는게 아니라 뇌과학을 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분야입니다.
왼쪽이 이인아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학과장 교수님
뇌라는 것은 워낙에 복잡한 것이라서 엄청나게 다양한 질문이 제기되기도 하고, 또 응용 가능한 분야가 정말 무궁무진하기도 합니다. 당장 저처럼 교육학적인 관점에서 뇌를 접근하기 싶기도 하고, 마케팅 분야에서는 대체 사람들이 언제 소비와 구매를 선택하는지 구체적으로 뇌의 관점에서 알고 싶어 합니다. 그 외에도 요새 핫한 AI도 뇌과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의대 교수님들처럼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정신질환의 근원과 치료법을 알고 싶기도 합니다.
주요 방법론으로는 통계학, 프로그래밍, 신경과학, 심리학 등의 지식과 테크닉이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저도 아직 이 4가지 과목들을 잘 못해서(말했듯이 재료공학은 하드웨어 집중 학과로, 소프트웨어 집중 학과인 뇌과학과와는 거의 대책점에 있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나도 쉬지를 못해요...)
당연히 서울대 말고도 뇌과학이나 심리학을 개설한 대학은 꽤나 많이 있습니다. 뇌과학에 대해서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라는 아주 유명한 회사도 있고 할 이야기가 많은데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그만해야겠네요.
궁극의 인문학이자, 궁극의 과학이자, 모든 인간의 근원! 여러분도 뇌과학에 대해서 최소한의 호기심을 가져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써 보았습니다~
0 XDK (+1,000)
-
1,000
-
기 0
-
쥐 3
-
모자 쓰고 다녀야징
-
아 눈오네 2
-
뭐냐 나 잔다 6
내일은 또 뭐하지
-
어떻게 위로해주는게 좋을까
-
고데기 할말? 3
스타일링은 못 하고 안하면 90퍼 확률로 머리가 철수처럼 돼서 그거 방지용으로...
-
오드구오의 데뷔 정규앨범 사클래퍼 특유의 날것 그대로의 느낌과 야마가 듣기 좋게...
-
다들 안 자고 머함 10
난 일어난거임!
-
꿈조차 없던 놈의 노랠 이젠 다들따라불러 엄마 랄랄라랄라 1
1년 전 무너졌던 어린애가 아냐 이젠 달라 엄마 난나나난난
-
후후
-
이미지 써드림 22
머리만 말리고
-
잘자 굿나잇 0
-
마감
-
절대로 오르비언들을 놀라게해선 안돼!
-
님들님들 급함 6
프사 추천좀
-
피오르 같은데 말고 메가스터디에서 40만원대에 정시 상담 해주는 거 있는걸로 아눈데...
-
이미지적어드림 28
몇명만
-
좀보이드 해볼까 근데 친구들이 이 게임을 같이 할까
-
지금 반도체가 취업 제일 힘듬. 그냥 똑같이 3d업무 야가다인거 기계가서 설비하는게 취업도 편할듯
-
기분탓인가
-
해파리~ 지역을 지~키자~!
-
작년에 비해 국어수학 표점이 낮으니까 작년과 환산방식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표점...
-
갑자기 유튜브가 너무 재밌다
-
재밌었고 감사했습니다 ㅎㅎ 인증같은거 하지말걸 그랬네요
-
게시글 밀기
-
건대 vs 외대 5
건대 경영이랑 외대 자전 or 경제학과 어디 가는게 낫나요? 문과입니다
-
왜 나만 안돼 5
... 열심히 한 수시도 망하고 열심히 한 정시도 망했는데 그러면 내가 학점을 잘...
-
잔다 6
르크
-
이제 자야지 2
이제부터 오르비는 내 공부 기록용이다
-
한시간 전에 찍은건데 음 오랜만에타니좋네요
-
얼버기 2
그닥 잘 자진 못한듯? 30분 자다 깼다가 다시 3시간반정도 잔듯
-
선착순 10
-
이제 글 그만 쓰시고 주무세요 안그럼 궁금해서 제가 못잠
-
로고는 저의 순수창작물이며, AI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갤럭시노트에서 아이디어...
-
훨씬 남자다워
-
벌써 댓글 400개 씀 ㅁㅊ
-
말해주셈
-
참많다고 생각했는데
-
으흐흐.. 4
X발
-
종강을 바란다
-
제가 이정도 라인인데 컨설팅 의대 서연고같은 극상위권 분들만 받으시나요? 그리고...
-
엄청 길게 느껴졌는데
-
그래서 의무감에 뻘글과 뻘댓을 난사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재밌어서 자발적으로...
-
자다 깼어요
-
기차지나간당 8
부지런행
-
안믿겨지네뇨이
제목부터 와닿았는데 내용 또한 그렇군요. 심리학과 뇌과학에 관심이 많은지라 흥미롭게 잘 읽어보았습니다 :) 지금도 제 옆에 뇌과학 책이 있네요ㅎㅎ 추천해주신 책도 살펴보겠습니다
뇌과학 << 상방 끝판왕인데 언제 터질진모름
헐 선배님이시네...
오 그래요? ㅎㅎ
저희과 괜찮죠...?
1학년이라 전공은 1도 모르긴 하지만
그럼요 ㅎㅎ 혹시라도 궁금한거 있으면 편하게 쪽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