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에라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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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으로 살아가고 싶다
2년..?
아니야 너무 길어
1년도 길다
한 6개월 정도로만
지금 마음 같아서는 1달로도 충분하다
좀..
인생을 정리하고 싶다
정리라는 거창한 단어를 내뱉지만
결국 도망칠 뿐인가..
어쩌다 보길 시작했는지는 기억도 안나는
브레이킹 배드를 보며
암에 걸린 주인공을 부러워하다니
죽을 병에 걸린 상황보다
길어야 몇개월이라는 의사의 말에
도리어 내 가슴이 뛴 것뿐인가
병상에 고즈넉이 기대어
마지막 잎새의 落만을 기다리는 소녀가 되고 싶다
책을 등한시 한, 기초 상식조차 모르는 고교 졸업생인지라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소년인지 소녀인지 모르겠지만
난.. 소녀였으면 좋겠다..
남자새끼가 궁상맞게 그러는건
상상조차 하기 싫다
성낭팔이도 소녀가 어울리며
마지막 잎새의 임종을 함께하는 것 역시 소녀가 어울린다..
소년이 하염없이 싫은 것은
그렇게 보일 나의 모습이 탐탁지 않음인가
나는...
누워있는 것도 이젠 지치지만
불을 켜고 일어나기를 선택하지도 못하는
아무것도 될 수 없는 내가 선택한건
암막 커튼으로 햇빛조차 들어오길 두려워하는
이 방의 한가운데에 의잘 하나 끌고와 앉아있기
분명 의자에 앉아있음에도
허리는 뒤를 향하며 구부정하게 굽어있고
목은 앞을 향하며 뒤틀린 듯이 굽어있는 꼴로
눈엔 아무런 초점 없이, 뇌엔 아무런 사고 없이
팔다리엔 힘이 들어가있는지
턱이 벌어져 침이 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창문 틈으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새 소리가
requiem인 마냥 받아들이는 날 보고 있노라면..
넌 살아있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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