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삼수하려는데 생기부 보다가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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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병* 같은 감성팔이긴 한데,
고1때부터 코로나로 원격 수업 한창 할 때 데이터도 없고 와이파이도 느려서 수업에 못 들어가거나 늦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어. 그때 무단지각과 무단결석이 엄청 찍혀 있었지. 그때는 굳이 말씀드려서 내 상황을 알려야 할까 싶은 마음에 철없이 무시했었어.
고3이 돼서 아버지가 혈액암 판정을 받으시고, 동생은 학교에서 심하게 따돌림을 당해서 학폭위가 몇 달 내내 열렸어. 서류도 잔뜩... 서류를 메일로 받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어.
그때 내가 멘탈을 잡고 학교를 잘 다녀야 했는데, 학교를 열심히 다니다 보니 동생이 정말 죽을 것 같았어. 과호흡과 공황장애까지... 돈이 없어서 알바를 두 개씩 뛰며 밤새 잠을 못 자는 상황에, 동생이 겨우 나오는 목소리로 울지도 못하면서 도와달라고 할 때,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바로 집으로 뛰어간 기억도 나. 물론 그 뒤에는 잘렸지.
학교도 안 가고 동생을 다시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이를 갈며, 돈이 안 드는 곳들을 돌아다니며 좋은 곳을 찾아봤어. 운 좋게 나를 마음에 들어하신 어른이 계셔서 그분께서 좋은 곳에 많이 데려가 주시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도 잘 들어주셔서 동생은 지금은 교회 다니면서 잘 이겨내고 있어.
그래, 아버지와 동생도 다 잘 이겨내서 너무 다행인데, 졸업하고 20살이 되니까 그 힘듦이 나에게 몰려오더라. 그러니까 울지 않으려고 참으며 노력했던 그 시절의 아픔들이 한꺼번에 몰려왔어.
결국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서 자살 시도까지 했어, 미련하게. 그러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운 좋게 만난 명문대생 애인과 1년 정도 끈질기게 연애했어. 그러다 보니 다시 대학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이번에 원서를 넣어보려고 생기부를 보는데, 첫 장부터 충격이었어, 내 출결 상태가. 성적도 진짜 엉망이더라. 잘 나와도 4등급, 과학은 좋아해서 4등급까지 나왔고, 지2는 정말 좋아해서 A를 받았어. 그런데 그게 다였어. 다른 내용들 보는데 선생님들께서 써주신 행특 내용을 보면서 너무 아쉽고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할 걸 싶어졌어.
그러다가도 그때 내가 공부에 집중했으면 지금 아버지와 동생이 괜찮았을까? 그게 과연 의미 있는 선택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모르겠다, 너무 후회돼. 동생도 이런 날이 오겠지? 미리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할 뿐이야.
그래도, 나처럼 힘든 시기를 겪어도 결국에는 이겨내고 잘 해내는 날이 올 거야. 그리고 학창 시절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최선을 다해 보내기를 바래.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말고, 좋은 날을 기다리면서 계속 나아가길 응원할게.
술마시면서 팝콘 씹다가 생각난거 그냥 써보는
미련많은 아줌씨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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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재수라 하기엔 뭐하고 봄에 학교 다니다가 자퇴했음 다니던 학교는 KU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