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너엘레나 [404231] · MS 2012 · 쪽지

2016-04-28 23:30:00
조회수 6,159

[래너엘레나] 공부를 하는 것은 항상 어렵고, 너무도 고단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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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하는 것

항상 어렵고, 너무도

고단한 일이었다.


항상 그랬다.


단지 펜을 잡고 깨끗한 공책 위로

수학 문제 하나 잡고 풀어 내고


단어장을 펼쳐서 그날 외울 단어 하나를

차분히 외워 나가는 식으로


그 한 발자국을 떼면

그 뒤엔 자연스레.


뭐라도 내 마음속에 하고자 하는

어떤 불꽃 같은 마음이

다시 피어날지도 모르는데


그 한걸음을 떼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아무리 애써도

내가 바라는 그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애쓰지 않았다.

나는 애쓰지 않아왔다.


그저 '애썼다.'라고

지금에와서 애써 기억을

정제된 글로써 포장할 뿐


난 전혀 애쓰지 않았다.



나는 그저 어떤 것을

끊임없이 외면하려 했다.


그것은 아마도 내게,

혹은 나를 믿어주는 누군가에게 있어

아주 중요하고, 또 소중한 것이었다.


그냥 흘려버리거나 무시하고,

외면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치기어린 마음의 미성숙함이

모든 것을 저질러버렸다.


그렇게 생각했다.


거짓으로 시간을 보내며

자기자신까지 속여가며

인생을 낭비했다.


기억의 사각지대가 있다면

그곳에 눌러 앉아 모든 것을

핑계대는 습관이 있었다.


항상 합리화하고, 변명하며

그 누구도 적나라하게 나라는

실체를 볼 수 없는 곳에


아주 은밀하게 나를 숨겨왔다.


누군가 나에게

쓰레기라는 말을 했다.


귓가엔 그 잔향이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아주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오히려 어떤 것의 결과물이자,

찌꺼기이자, 쓰이고 남아 버려진


그 쓰레기조차 되지 못한

를 증오했다.


그보다 더한 말들과 악담들

훈계를 가장한 저주.


의외로 진심어린 것처럼

느껴졌던 조언들.


그 중에서 그 어떤 것들도

나의 분노와, 짜증과,

식어버린 끈기와,


결과에 대한 모든 한탄과 후회를

결코 정당화 할 수는 없었다.


늘 그래왔다.




그것을 알면서도,

알면서도 하지 않아왔다.


분명 공부를 안한 것인데,

못한 것이라고 둘러댔다.


나에게, 또 나를 믿어주는

몇 안되는 나의 소중한 누군가에게


난 그야 말로 변명거리에 둘러쌓인

껍데기 뿐인 인간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내게

주어진 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생이라는 것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어떤 올가미에 모가지가 걸려


평생을 그 올가미 안에서

천천히 죽어가야만 하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엔 누군가 내게 물려준

DNA 혹은 운명. 그 비슷한 게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었고

누구나,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이었다.


역경과 고난은 극복해야할 대상.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갖지 못하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것의 극복에 관한 것은

오로지 개인의 선택에 관한 문제였고,

극복하는 능력이란 것은


훈련을 통해 강해질 수 있는

근육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어쩌면 인류 역사라는 것의

새발의 피도 채 안되는


수년 간의 짧은 수험생활 속에서


나 스스로의 한계와,

인간 가능성의 무한함과,

그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환희.


그것들을 직접 보고 느끼고

또 경험해왔는 것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누구나 어려움에 처한다.

누구나 애쓴 척 한다.

누구나 변명을 하고 합리화 한다.


누구나 이렇게 목에

올가미가 하나씩은 걸려있다.



당신도 이 상황에 처해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목을 더듬어

올가미가 목 어디쯤에 있는지

샅샅히 찾아보아라.


그것의 촉감을 느껴보고

그것의 형태와 질량과, 경도를

엄밀하게 가늠해보아라.


그 다음 스텝에서,

그것을 힘껏 잡고선


단 한 순간에 뜯어버려라.


그리고 당신이 전과 비슷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할 때마다


올가미를 당신의 두 손으로

뜯어낼 때의 '투둑' 하는 소리와


자신의 한계치를 돌파했다는

짜릿한 쾌감을 떠올리며


같은 일을 반복해라.



그렇게 당신은 점점 더

해져 갈 것이다.




from. 래너엘레나





 

天將降大任於斯人也
必先苦其心志

苦其筋骨 餓其體膚 窮乏其身 
行拂亂其所爲

所以動心忍性
增益其所不能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주려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흔들어 고통스럽게 하고

그 힘줄과 뼈를 굶주리게 하여 궁핍하게 만들어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흔들고 어지럽게 하나니

그것은 그가 타고난 작고 못난 성품을 인내로써
담금질하여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할 만하도록

그 기국과 역량을 키워주기 위함이다.

- 맹자 (孟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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