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쨩 [511762] · MS 2014 · 쪽지

2015-10-31 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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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게 살아봐요. 뭔가에 홀린 것처럼. 새벽이 넘어가도록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저 벤치를 달굴 해가 뜨는 모습도 지켜봐보고, 씻지 않은 채로, 아무도 상관하지 않고 집 앞 커피숍에 잠깐 들러 혼자 커피도 마셔보고, 좁고 더러워도 좋으니 한번도 안가본 길에 신발이 닿도록 말이죠.

중요한 시험이 있던 전날, 아니 그날, 공부도 끝나지 않았지만 밖에서 캔맥주 하나 따본 그날. 마음에 품고 있던 내 짝사랑과의 첫 대화, 만남, 그리고 이별. 공모전을 위해 날밤을 새면서 과로사 하기 직전 팀장이 사온 치킨을 뜯던 희열, 스펙 쌓으려고 노력하다 힘듦이 극에 악받쳤을때 받은 부모님 전화에 펑펑 울기. 산다는 건, 기쁨과 슬픔을 떠나 미친듯 무엇을 하는 것의 일상이에요, 별 것 없죠!

과제하다 친한 친구랑 가벼운 캔맥주 따는 것, 치킨 시켜먹는것, 그 순간이 재밌잖아요! 뒷 일은 걱정되지만 어쩌겠어요, 지금이 좋은걸. 이렇게 살다가 과제 밀리는거 아냐? 해봤자 뭐해요, 그 순간이 재미가 없는데. 자다가 일어나서 고민하다, 십몇년을 결석 안하고 부지런히 살아온 내가 하루쯤 내 시간을 온전히 가지는 것도 좋아요. 모든 수업을 다 째고 올림픽공원에 서서 바람도 쐬보고.

난 세상을 다가졌어요. 노래, 기타, 뭐 하나 잘하는 것 없지만 악에 받쳐 불러봐요. 기타를 치고, 갓 걸음마를 뗀 아가보다 못추는 춤도 그냥 춰봐요. 잘하냐고요? 지나가는 개미가 더 잘추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상관 없어요. 춤이니까. 그냥 생각의 사유로 가득 찼을 땐 아무 계획도 없이 돈도 없이 그냥 밖에 나가 하늘을 봐요. 별이 안보여도 봐봐요.

그 속엔 분명 별이 있으니까.

사유와 철학이 가득찬 세상을 공부하려고 대학에 왔어요. 12년, 그리고 n수까지 인생을 헐떡이며 살아온 그대, 참 멋있는 사람이에요 당신. 누군지는 몰라도 당신 되게 멋있어요.

지금 씻지도 않은 얼굴로 이 글을 보고 계신가요? 아니면 다 씻고 친구들과 대화하다 폰을 넘기는데 이 글을 보고 계신건가요? 침대에 자기 직전 그냥 보고 계신건가요? 그런거 다 상관 없어요. 그냥, 당신이 그냥 멋있어요.

이 삶을 살아가는 것,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어린 개미인 당신이 멋있어요.

사랑합니다. 왜냐면, 그냥, 멋있는 당신이 단지 멋있기에.

저마다의 한 획을 긋는 멋진 사람이 되길 소망해요.
저는 이만 여기까지. 안녕히.

멋있어요 당신.



-----메모장에 저장해둿다가 매번힘들때마다 보곤해요 ..보신븐들도계시겠지만
수능이 얼마안남았으니 좀만더 힘냅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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